목차가 필요한 글과 거추장스러운 글의 경계
목차는 길이가 아니라 글의 용도로 정합니다. 찾아 읽는 글에는 필요하고, 흘러 읽는 글에는 방해가 됩니다. 경계를 정하는 기준 하나를 적었습니다.
목차를 넣을까 말까는 글자 수로 정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독자가 이 글을 어떻게 쓰는지로 정하는 문제입니다.
찾아 읽는 글이 있습니다. 비용 정리, 절차 안내, 점검 목록처럼 독자가 자기한테 필요한 부분만 골라 읽는 글. 이런 글은 소제목이 6~7개를 넘으면 목차가 있는 쪽이 확실히 낫습니다. 목차를 눌러 필요한 곳으로 바로 내려간 독자는 원하는 걸 얻고, 그 경험이 재방문을 만듭니다.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는 글이 있습니다. 사례 이야기, 하나의 주장을 쌓아 가는 글. 이런 글 앞에 목차를 붙이면 결말부터 보여주는 셈이 됩니다. 이야기 글의 마지막 소제목이 목차에 미리 떠 있으면 본문을 읽을 이유가 줄어듭니다. 질문의 크기에 따라 글 길이가 달라지듯, 글의 용도에 따라 목차 유무도 달라지는 게 정상입니다.
경계가 애매하면 이렇게 물어보세요. 독자가 이 글의 중간부터 읽어도 괜찮은가. 중간부터 읽어도 되는 글이면 목차가 필요한 곳을 찾아 주는 도구가 되고, 처음부터 읽어야 이해되는 글이면 목차는 방해만 됩니다.
하나 덧붙이면, 목차 항목은 소제목을 그대로 가져오게 되므로 소제목이 "안내", "참고"처럼 흐리면 목차도 같이 흐려집니다. 목차가 쓸모없게 느껴진다면 목차가 아니라 소제목의 문제일 때가 많습니다.
넣기로 정한 다음에 갈리는 부분도 있습니다. 목차 문구와 본문 소제목은 글자 그대로 같아야 합니다. 목차에서는 "비용은 얼마인가"였는데 본문에서는 "가격 안내"로 적혀 있으면, 독자는 자기가 누른 자리에 도착하고도 도착한 줄을 모릅니다. 항목이 3~4개뿐이라면 목차를 세우는 것보다 첫 문단에서 다룰 내용을 한 줄로 알려 주는 편이 가볍고, 항목이 10개를 넘어가면 목차만으로 화면 하나가 채워지니 접어 두는 형태가 낫습니다. 모바일에서는 이 차이가 특히 큽니다.
구글의 도움이 되는 콘텐츠 문서에도 목차를 넣으라는 규정은 없습니다. 목차는 순위를 올리는 장치가 아니라 원하는 자리를 빨리 찾게 해 주는 장치이고, 판단도 그 기준으로만 하면 됩니다. 검색 결과에 목차 항목이 함께 걸려 나오는 경우가 있기는 합니다. 다만 그것은 목차를 넣어서 받는 보상이 아니라 글의 구조가 뚜렷할 때 따라오는 결과에 가깝습니다.
기준 하나로 모든 글이 깨끗하게 갈리지는 않습니다. 찾아 읽기와 처음부터 읽기가 반씩 섞인 글도 있고, 그럴 때는 목차를 붙여 두고 독자가 실제로 누르는지 확인하는 편이 빠릅니다. 판단이 서지 않을 때 일단 넣고 보는 습관만 없으면, 목차 때문에 글이 나빠지는 일은 드뭅니다.
사장님들께 가장 자주 받는 질문부터 다룹니다. 답이 갈리는 자리는 추측으로 넘기지 않고, 직접 확인한 만큼만 적습니다.